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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August 8th와 5 Days of War, 그루지아를 두 번 죽이는 제국주의

영화 August 8th와 5 Days of War, 그루지아를 두 번 죽이는 제국주의


먼저 August 8th는 러시아가 제작한 영화이다. 5 Days of War는 미국이 제작한 영화다. 


끝.


하하. 


음... 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기간에 러시아와 그루지아 간의 전쟁을 그린 영화이다. 하지만 둘다 참 너무 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러면서도 두 영화를 같이 보는 재미가 솔솔해서 추천하고 싶다. 


나는 먼저 5 days of War를 봤다. 

5daysofwar.jpg


이 영화를 이성을 놓고 보면 포화 속으로 들어가 진실을 사수하는 종군기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 같다. 그루지아 전쟁에 뛰어든 종군기자는 불편하게도 이라크 종군기자다. 냄새가 나는가? 이라크에서도, 그루지아에서도 진실을 지켜내기 위해 사선을 넘나들었던 '미국' 기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하라!! 그렇게 들린다.  


그 미국 기자는 마치 Avengers처럼 목숨 걸고 그루지아 사람들을 지켜낸다. 미국식 재미를 더하기 위해 예쁜 여자를 구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미국 기자가 왜? 어? 총알 사이로 막 가는 이 미국 기자. 스토리가 재밌다고 막나간다. 살아있는 저널리즘과 정치적 관념들이 뒤섞여서 좋다가도 싫은 모양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강조점은 러시아의 악마성이라고 본다. 생명에 대한 아무런 존중도 없는 용병을 사용해 그루지아 사람들을 처참히 살해한 러시아 당국은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좋다. 그런데 왜 나는 미국 기자의 슈퍼 영웅 노릇이 불편하게만 느껴질까? 


그래도 나는 아래 영화보다는 덜 심각하고, 조금은 더 훌륭하다고 생각이 든다. 적어도 미국 정부가 전면에 등장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루지아 도왔던 것은 미국이 아니라 유럽이었다. 미국은 현재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와 군사훈련을 준비 중이다. 미국은 패권을 위한 전쟁만을 한다.)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August 8th를 봤다. 

짜잔. 러시아는 미국만큼 만들 줄 안다. 컴퓨터 그래픽하며 눈물을 짜내게 하는 기술이야 버금간다고 할만하다. 정말 나는 러시아 영화를 오랜 만에 봤고, 이 영화는 정말 쿨하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또 스토리겠지. 


이 영화는 로봇을 좋아하는 한 아이로부터 시작한다. 그 아이의 아버지는 러시아 군인. 평화로운 마을은 그루지아의 공격으로 모든 것을 잃는다. 그 아이의 엄마는 바람 피다가 아이가 위험에 처하게 되자 전쟁통을 뛰어든다.(바람 피고 있는 여자는 아마도 냉전 종식 후 단결력을 상실한 러시아 국내 분위기가 아닐까?)


이 영화가 이용하는 것들이 정말 나로 하여금 분노를 일어나게 했다. 동심, 모성애, 애국심 등이다.


아이들은 로봇을 통해 적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그런데 그 적이 그루지아다. 끝! 저 아이는 평생 그루지아를 악마라고 생각할거야. 


어느 나라의 어머니나 자녀를 위해 생명을 다한다. 엄마는 그 아이의 로봇이다. 생명을 다해 아이의 목숨을 지킨다. 끝!  엄마는 평생 그루지아와 싸울거야.


애국심은 민족주의와 분명 차이를 가져야 한다. 나라의 포악성을 덥는 민족주의가 애국심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 러시아의 비상대책위가 화면에 자주 등장한다. 그들은 전쟁을 반대하는 한 장관에 의해 그루지아에 대한 반격을 망설인다. 그러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는 듯이 대통령은 "야, 너 나가."라고 말하며 공격 일변도로 바꾼다. 그리고 역시나 쉽게 러시아는 그루지아를 정복한다. 끝! 올림픽 기간에 그루지아를 초토화 시킨 러시아는 평생 그루지아를 평화를 파괴하는 침입자라고 생각할거야. 


닫으며.

미국 영화는 러시아가 공격했다고 하고, 러시아 영화는 그루지아가 공격했다고 한다. 뭐가 진실일까? 당연히 러시아가 공격했겠지. 아닌가? 그루지아가 체첸의 결과를 봤으면서 어떻게 러시아를 공격했겠는가? 체첸에서도 얼마나 사람들을 많이 학살했는데. 러시아는 여론 뭐 이런 거 없어. 미국은 숨기기라도 하지. 


아무튼 두 영화를 보면서 영화는 충분히 정치적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 하기사 정치적이지 않은 것들이 있겠는가? 성경도 정치적인 것을. 


영화가 감성을 이용해 이성을 잠식하도록 방관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