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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훑어보기 <족자비안 나이트>, 캠퍼스선교와 해외선교의 지혜를 얻다.



"어떤 분이 그러시더군요. 우리를 선교지에 머물게 하는 것은 사역의 성패가 아니라 주님이 우리를 그곳에 부르셨다고 하는 소명에 대한 순종이라고 말입니다" - 4쪽,족자비안나이트


결과물을 가지고는 선교사를 이해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예수님만을 전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전해졌을 때 이루어져야 할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틀을 제시하였다.-7쪽,족자비안나이트

예수님만을 전하는 일에 집중한 나에게 예수님 자체를 전하는 일에 대해 묻습니다. 우리는 예수님만 전하고 빠지는가? 아니면 예수님이 되어 예수님으로 가서 그들과 같이 사는가? 

함께 지내던 훈련생들은 가끔 자기 집에 까마귀가 왔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는 처음에 그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나중에서야 열왕기상 17장에서 엘리야 선지자를 먹인 까마귀를 말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48쪽,족자비안나이트

까마귀는 무슨 의미로 선교사에게 다가올까? 후원금이 전부일까? 까마귀는 고기와 과일을 물어다 주었습니다. 선교사는 후원금에 웃는 사람이 아니라 후원하는 사람들 때문에 웃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하는 영어의 절반 정도만 이해할 수 있었다. (중략)그 분들이 실망할까 봐 언제나 알아듣는 것처럼 보이려고 했는데, 정말 힘든 일이다.-55쪽,족자비안나이트

하! 선교사님들 모두 동감하시죠? ㅠ 말 배우는 속도보다 사람들을 만나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때로는 원망스럽습니다.

인도네시아 사회에는 오래전부터 '고똥로용(Gotong Royong)'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한국의 두레와 같은 말이다. -63쪽,족자비안나이트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동남아 사회에서도 관습법처럼 반강제적으로 지켜지면서 때로는 젊은이들의 불만 사항이기도 합니다. 또 한 편으로는 씨족사회의 문화가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재출현한 것이라고 생각도 됩니다. 그 이유에는 분명 상대적 빈곤이 더욱 심한 동남아인들이 가족을 지키려는 노력에 있습니다.
 

(출처: 국민일보) 
 

영어 성경공부에 프란시스 쉐퍼가 쓴 <기초성경공부>라는 책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 책은 모두 25과로 구성되어 있는데,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성경구절만을 가지고 공부하는 것으로 글 두껍지 않은 책이다. 82쪽,족자비안나이트

저에게는 낯선 책, 그렇지만 사족이 많지 않은 책이었기에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았을까요? 한 번 보고 싶네요.

인도네시아어로 '와완짜라'(Wawancara)라는 면담이 시작되었다. 92쪽,족자비안나이트

이러한 면담을 통해서 학생들의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지요. 나는 아이들과 얼마나 많이 만나서 이야기 하나? 참 반성하게 됩니다. 일을 처리하듯 학생들을 만나는 것은 나를 위해서 아이들이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증입니다. 제자는 스승 다운 사람이 있을 때나 생겨날 수 있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좀 더 가까이 가야겠습니다.  

그대로 놓아두면 아주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어떻게든 에꼬를 정신과에 데리고 가고 싶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정신과 클리닉에 내 이름으로 환자등록을 하게 된 것이다. 131쪽,족자비안나이트

예전에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참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선교회 안에서 열심은 누구보다 뛰어났지만 성경에 대한 이해나 사람에 대한 이해 없이 폭력적으로 선교하는 것을 자랑 삼는 일을 두고만 볼 수 없어서 상담을 신청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잘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선교해야 할 대상은 정신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내 주변에도 있습니다.

"혹시 이 모임은 돈이 어디서 나나요?" .. "돈은 하나님께로부터 옵니다." 149쪽,족자비안나이트

그 돈은 사람에게서 왔습니다. 그런데 손선교사님은 하나님께로부터 옵니다. 하지만 그 친구들도 다 압니다. 우리가 돈을 쓰면 저들이 돈을 쓰게 바꿀 수 있습니다. 나만 가리고 하나님만 나타내면 사람들은 나에 대한 감사와 하나님에 대한 감사로 더 풍성한 마음이 생깁니다. 부자가 된 그들은 돈을 다스릴 수 있게 됩니다. 

인도네시아 문화에 '바사바시'라는 말이 있다. 우리식으로 말한다면 '진정한 뜻이 아니지만 겉치레로 하는 인사'라고 정의할 수 있다. 162쪽, 족자비안나이트

동남아에서 흔한 문화인 것 같습니다. 전도를 할 때면 모두 YES지만 돌아서면 NO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전도할 때, 저들이 진짜 들어주고 있다는 믿음을 갖는 일이 힘이 듭니다. 동남아에서 겪는 한국인 선교사의 어려움 중 하나입니다.

 

스뚜란에 살면서 나는 학생들과 함께 먹고 자고 거의 같은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 몸에서도 바왕 메라의 냄새가 난다는 말이 왠지 싫지 않았다.174쪽, 족자비안나이트

같이 사는 것, 그것이 선교사의 본질이 아닐까요? 예수님도 제자와 함께 먹고 자면서 3년 동안을 같이 사셨습니다. "같이의 가치"가 없는 선교의 현장에서 열매란 오히려 돌연변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선교사가 선교지의 문화를 고치는 일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 지역 사람들에게 문화를 초월하는 가치, 즉 내가 어느 곳에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가치가 아니라 어느 곳에서나 받아들여지는 가치를 이야기해 줄 수는 있다. 211쪽, 족자비안나이트

한국 선교사는 문화에 대한 이해가 가장 적다고들 합니다. 상대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많기도 합니다. 여전히 동남아 노동자에 대해 폐쇄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한국 사회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느 나라도 우리의 스타일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습니다. 다만 영원한치 "예수의 사랑"은 수용 가능한 절대 가치입니다. 

우리가 이들에게 강조한 것은 개신교나 가톨릭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 있는 진정한 구속과 구속받은 자들의 변화된 삶이었다. 223쪽, 족자비안나이트

선교사가 교파를 강조하면(심지어 신학교) 선교에 경계선이 생길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의 정의와 사랑만 이야기 한다면 그 경계선은 무용지물이 될 것입니다. 한국 선교사에 대한 피선교 국가 종교지도자들의 경고를 들어야 합니다.

톰 신부님은 이렇게 대답했다. "선교사는 원리를 가지고 가는 사람이 아닙니다. 선교사가 선교지에 갈 때는 부채 하나만 달랑 들고 가면 됩니다. 그곳에는 아마 꺼져가는 불씨들이 있을 텐데, 많은 선교사들은 그곳의 불은 꺼버리고 본국에서 새로운 불을 가지고 오려고 합니다. 하지만 불씨를 살리는 것이 선교사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278쪽, 족자비안나이트

개신교 선교사들이 자주 범하는 오만한 태도라는 것은 현지의 교회들은 모두 잘 못 되었으며 새롭게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들은 오랜 기독교 문화를 가지고 있을 수 있고, 한국은 100년, 기독교 역사의 청소년기에 해당합니다. 우리가 열 내면서 하는 일들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걷는 청소년과 다르지 않게 보일 수 있습니다. 

달려가 모두를 안아주었다. 나에게 3년이 아니라 10년 징역을 살라고 해도 그럴 가치가 있는 형제자매들이 아닌가? 287쪽, 족자비안나이트

나도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과 헤어질 때, 다 안아주고 떠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후기
좌파나 자유주의 신학 등에 대한 언급을 통해 손선교사님도 자신과 다른 부류에 대한 이해는 적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선교지에서는 심지어 카돌릭과 대화하시고 개신교 선교의 문제점을 간접적으로 언급하시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한국의 교회는 닫힌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보수 개신교 안에서도 다른 교단은 잘 이해하지 못하고 대화하려는 노력도 적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해외 선교지에 가면 자신들이 지켜오던 자존심들이 무의미할 때가 많은 것을 알게 됩니다. 이 책에서 제가 얻은 최고의 가치는 가서 만나보고 같이 살아보고 나서야 그곳은 선교가 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내 껍찔을 두껍게 하고 문을 닫으면 놀림거리가 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