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Carter)라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그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나이는 약 75세다. 그는 내가 살고 있는 워싱턴에서 택시 운전사로 일하고 있다. 택시 운전사로 일한 지는 매우 오래되었다. 몇 주 전 그는 내 친구 던(Don)을 태웠다. 그들은 서로 친구가 되었다. 던과 나는 수단의 다르푸르에서 자행된 인종 학살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는 중이었다. 던은 카터를 행사에 초청했다. 우리는 던의 소개로 그곳에서 서로를 알게 되었다. 카터는 자신의 이야기를 내게 들려주었다.
그의 이야기는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카터는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온 한 남자를 택시에 태웠다. 그는 단순한 택시 운전사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택시 운전사'였기 때문에 극진한 정성을 기울여 자신의 손님을 섬겼다. 그 손님은 카터를 다른 말라위 출신의 친구들에게 소개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그는 1998년에 초청을 받고 말라위를 방문했다.
그는 그곳에서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가난을 목격했다. 그리고는 "주님, 이 마을에 기쁨을 가져다주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라고 기도했다. 하나님은 그의 기도에 응답하셨다. 첫째, 카터는 마을에 도로가 없는 것을 보았다. 길이라고 해봤자 좁은 진흙 길뿐이었다(그는 택시 운전사였기에 도로를 생각할 수 있었다. 만일 내가 그곳에 갔더라면 도서관을 생각했을 것이다.) 도로만 갖추어진다면 사람들이 돌아다니기에 편하고 노인들과 병자들이 좀 더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겨질 수 있었다. 그는 마침 가지고 온 돈이 조금 있었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도로 공사에 참여한다면 가스와 기름과 운전사를 위한 비용을 대겠다고 제안했다. 카터의 관대한 정신, 곧 하나님 나라의 정신은 이내 많은 사람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어떤 사람은 그레이더를 제공했고 자원봉사자도 더 많이 생겨났다. 3일 뒤에 그들은 약 2킬로미터에 달하는 도로를 완성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1년 뒤 카터는 그 마을을 다시 방문했고 한 젊은이가 절도범으로 잘못 기소되어 감옥에 갇힌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가는 곳마다 하나님 나라와 하나님의 정의를 구했기 때문에 그 사건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그 젊은이는 곧 감옥에서 풀려났다. 카터는 또한 병원 치료가 필요한 한 소년을 보았다. 병원 치료는 멀리 떨어져 있는 도시에서나 가능했다. 하지만 카터는 한 운전사를 설득하여 그 소년을 도시로 데려가서 치료받을 수 있게 했다.
이듬해 그는 다시 그곳을 방문했다. 이번에는 몇몇 젊은이들이 농사법을 개량하는 일을 도왔다. 카터는 농부가 아니었지만 택시 운전사로 일하면서 저축한 돈으로 그들에게 씨앗을 사주었다. 또한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그 마을의 어린아이들에게 축구공 26개를 기증했다. 하나님 나라에서 즐거움과 놀이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 아이들에게 유니폼도 제공했다. 왜냐하면 하나님 나라에서는 존엄성과 자부심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카터가 또 한 차례 그 마을을 방문했을 때 이번에는 마을의 한 가게 주인이 그의 관대한 태도에 영향을 받고 약간의 돈을 기증함으로써 병든 아이들이 피부병을 치료받을 수 있게 되었다. 곧 성경 학교가 시작되었고 17명이었던 학생 수가 곧 85명으로 불어났다. 어느 곳이든지 하나님 나라가 임하면 사람들은 자연히 그 나라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된다.
도로, 차량 제공, 씨앗, 피부병 치료제, 축구공, 유니폼, 성경 학교는 그 마을에 나타난 하나님 나라의 표징이다. 카터는 나에게 "저 혼자서는 어떤 일도 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저를 통해 일하시는 것일 뿐이지요"라고 말했다.
카터는 워싱턴에서 일하는 택시 운전사다. 또한 하나님 나라의 비밀 요원이다. 세상에는 카터와 같은 사람들이 수천, 수백만 명에 이른다. 그들은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에 나오지 않는다. 아무도 그들을 알지 못한다. 그들은 책도 쓰지 않는다. 사실 책을 쓸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그들이 살아가는 매일의 삶이 가장 중요한 책의 한 페이지를 날마다 새롭게 장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숨겨진 메시지> 브라이언 맥클라렌, 141쪽.
'기독교 > 좋은예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분은 오래 참아 주신다 (0) | 2013.08.07 |
---|---|
삶과 죽음은 이와 똑같다 (0) | 2013.01.29 |